트럼프 대통령, 가상화폐 시장의 독인가 득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가상화폐 시장, 특히 비트코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의 정책과 발언은 투자자와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하며 친 가상화폐 정책을 약속했고, 이는 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러나 2025년 3월 현재, 그의 취임 이후 코인 시장은 예상과 달리 크게 하락하고 있죠.
과연 많은 코인 투자자들의 바램처럼 트럼프가 코인 시장을 불장으로 이끌어줄까요?
1. 정책 기대감과 초기 시장 반응
트럼프는 대선 유세 기간 동안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습니다. 2024년 7월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그는 "미국을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죠. 이러한 발언은 그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즉각 반영되었습다. 2024년 11월 대선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7만5천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로 불리는 현상으로 해석되었죠.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규제 완화와 가상화폐 육성 공약이 실현될 경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취임 직후인 2025년 1월, 트럼프는 '가상통화 실무그룹'을 신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공약 이행의 첫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는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높였죠. 또한 트럼프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은 추가 상승을 기대했습니다.
2. 밈코인 발행과 시장 혼란
트럼프의 가장 논란이 된 행보 중 하나는 취임 직전인 2025년 1월 17일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오피셜 트럼프'라는 밈코인을 발행한 것입니다. 이 코인은 출시 하루 만에 75달러까지 폭등하며 시가총액 150억 달러를 돌파했으나, 이후 급락해 14.8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죠.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트럼프 그룹 계열사가 코인의 80%를 소유하며 약 8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챙겼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습다. 멜라니아 트럼프도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을 발행하며 비슷한 패턴을 보였죠.
이러한 밈코인 발행은 가상화폐 시장에 양면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긍정적으로는 신규 투자자 유입과 솔라나 생태계의 활성화를 이끌었지만, 부정적으로는 시장 신뢰도를 흔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밈코인이 실질적인 효용 없이 투기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는 2022년 FTX 파산 사태 이후 어렵게 회복된 가상화폐의 신뢰를 다시금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공식 트럼프 코인을 모방한 수천 개의 가짜 밈코인이 출시되며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죠.
3. 관세 정책과 시장 불확실성
트럼프의 경제 정책, 특히 관세 강화는 가상화폐 시장에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2025년 2월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금리 지속 가능성을 높이며,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 유출을 초래했습니다. 비트코인은 2025년 1월 10만8천 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7만8천 달러까지 급락했고, 이후 9만 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경기 침체를 감수하면서도 관세 전쟁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합니다.
4. 전략적 비축 발표와 시장 반등
2025년 3월 2일, 트럼프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를 포함한 '전략적 가상자산 준비금' 조성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범죄로부터 압수된 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정부 예산으로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포함합니다.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9만4천 달러로 반등했고, 리플과 솔라나는 각각 32%, 23% 급등했죠. 그러나 3월 6일 백악관 가상통화 정책 책임자 데이비드 색스가 "정부가 세금으로 직접 매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 기대가 꺾였고, 비트코인은 다시 8만6천 달러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트럼프의 정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출렁이게 하는 주요 요인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5. 규제 완화와 장기적 전망
트럼프 행정부는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4년 12월 가상화폐 태스크포스를 신설했고, 플로리다와 메릴랜드 주에서는 주 정부의 비트코인 투자 허용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트럼프의 주요 인사들도 가상자산에 우호적입니다. 예를 들어, 부통령 J.D. 밴스는 비트코인 보유자로 알려져 있으며, SEC 의장 폴 앳킨스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과 투자 주체 다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발행 확대를 지지하며, 이는 가상자산의 안정성을 높이고 달러 패권 강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금융회사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전망, 과연 밝을까?
단기 : 변동성과 불확실성
2025년 3월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트럼프의 정책과 발언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밈코인 발행으로 인한 신뢰도 저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자금 유출, 전략적 비축 계획의 모호함은 단기적으로 투자자 불안감을 키우고 있죠. 비트코인이 8만~9만 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합니다. 전문가들은 2025년 1분기까지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나 레버리지 청산 같은 이벤트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장기 : 낙관적
장기적으로 보면, 트럼프의 친가상화폐 정책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규제 완화와 제도권 편입은 가상자산을 개인 투자자 중심에서 기관 중심으로 전환시키며 시장 안정성을 높일 수 있죠.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려는 계획이 구체화되고,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확대된다면, 가상화폐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공약한 "세계의 가상화폐 수도"라는 비전이 실현된다면, 미국은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이는 허브로 부상하며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겠죠.
다만, 몇 가지 한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가상화폐의 실물 가치 부재와 높은 변동성은 여전히 논란거리이며, 불법 거래나 해킹 위험도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트럼프의 정책이 정치적 이해관계나 밈코인 수익과 같은 개인적 이익에 치우칠 경우, 시장 신뢰를 잃을 가능성도 있습니다.